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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기린외전 (좌백) 이런 만화풍 표지들은 정말 적응 안 된다.. 어차피 이북이라 표지 볼 일은 거의 없긴 하지만.. 좌백 작품 중 지금까지는 개인적으로 최고로 꼽고 싶다. 분량은 적지만 황용과 조민을 넘어서는 매력의 여주인공도. 하지만 여전히 주인공의 성장이 뚝딱 이루어지는 부분은 좀...
13일의 김남우 (김동식) 오늘의유머 사이트를 통해서 유명해진(?) 작가님. 글 직접 올리던 시절에 실시간으로 읽곤 했었기 때문에 이렇게 정식으로 출판이 되는 과정을 보며 신기하다고 생각했었다. 첫 책이 2017년에 나온 것 같으니 적어도 5년 전의 일이긴 한데.. 이제서야 처음으로 정식 출판본을 읽게 되었다. 기발한 상상력과 비틀기 스킬의 고수. 모든 에피소드의 등장인물들이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점이 또 하나의 재미.
독행표 (좌백) 극강의 잠재력을 지닌 잘 생기고 올곧은 어린 주인공이 기연을 만나 여러 상급 기공을 익히면서 성장하고 마지막엔 다 부숴버린다. 언제나처럼, 김용 소설의 주인공들에 비해서 그 성장의 과정이 너무 쉽고 간단하게 진행돼 버리는 점은 아쉽다. 그래도 정말 이야기를 재밌게 해주시는 좌백님.
동급생 (프레드 울만) 작지만 위대한 책. 마지막 문장이 제일 중요하다는 홍보문구가 잘 어울리는 책. 간결하지만 생생한 묘사의 문장들, 담담한 문체로 채워진 적은 분량, 작가의 생애까지 모든 점이 잘 어우러진 명작이다. 돈이 없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했고 돈이 있는 지금은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는 나 자신을 실패자로 본다. 그것이 정말로 문제가 되어서가 아니다. 영원의 상 아래에서 우리 모두는 예외 없이 다 실패자들이니까. 〈죽음은 최후의 어둠이 오기 전에 결국 모든 것이 똑같이 덧없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우리의 삶에서 자신감을 갉아먹는다〉
칵테일, 러브, 좀비 (조예은) 흔할 수 있는 소재를 색다른 감각으로 비튼 설정들이 재미있었다. 사실 읽은 지 1년이 다 되어서 자세한 기억은 없지만.. 재밌게 한 번에 다 읽었으니 만족. 참고로 "칵테일, 러브, 좀비"를 포함한 4편이 실려있는 단편집이다.
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아무도 안 보는 블로그. 책 읽은 거 올려야지 올려야지 하다가 완독한 책도 거의 없고 해서 게을리 했는데 벌써 1년... 이책도 사실 읽은지 오래되서 가물가물하긴 한데. 뭐 그냥저냥 재미있게 읽은 듯. 도서관에서 첫 몇 장만 보고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리디포인트 남은 거 소멸된다길래 사버린 책이다. 첫 몇 장이 사실 확 흥미를 끄는 부분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결말로 다가갈 수록.. 일본 책 드라마 특유의 교훈질... 일본인 특유의 사실 왜곡, 담합(?) 이런 부분은 잘 나타난 듯 하다.
고양이가 있는 카페의 명언탐정 (기타쿠니 고지) 요즘 많이 나오는 것 같은 이른바 "코지 미스터리"는 처음 읽어보는 듯 하다.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사건들 속에서 꽤 날카로운 추리력을 보여주는 주인공.. 마무리는 감동 또는 유머. 치고 박는 무협만 몇 권 읽다가 편안하게 쉬어간 시간.. 아래는 책에 나오는 명언들 중 기억에 담고 싶은 것들. 비판, 비난, 불평, 불만은 어떤 바보라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바보는 그렇게 한다. - 벤자민 프랭클린 “석가모니가 이리 말씀하셨다. 사랑에서 근심이 나오고, 사랑에서 두려움이 나온다. 반면 사랑에서 벗어난 자에게 근심은 없다고. 그 무엇도 두려워할 게 없다더구나. 사랑하는 마음도 사랑받고 싶다고 생각하는 마음도 상대방에 대한 집착을 낳지. 상대를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욕망..
금강불괴 (좌백) 작가 본인의 말씀대로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싶어한다는 점이 지금까지 읽은 5개의 작품에서는 잘 드러나고 있다. 주인공의 성격이나 외모나 이야기의 전개까지. 다른 리뷰에서 본 것 같은데 결국 금강불괴란 단순히 육체만 단단해지는 것이 아닌 마음까지 건강한 것이겠지. 튼튼한 몸에 한 가지 경공, 한 가지 장법만으로 독보적인 경지에 오른다는 점이 어찌보면 내가 생각했던 무공의 정점인 것 같기도 하다.
타임 머신 (허버트 조지 웰스) 미래 세계에 대한 고찰이 놀랍다. 그 당시에 어떤 사회적 현상을 보고 언뜻 생각난 것일까? 현대에는 아직도 성 구별과 성 차별의 분류조차 명확하지 않은 것 같기는 하지만.. 실제로 남성 여성의 역할 구분이 많이 없어졌고 앞으로는 더욱 그렇겠지. 아주 먼 미래에는 실제로 신체적 특징도 비슷해질 것인가? 1984와 멋진 신세계도 읽어야겠다.
파과 (구병모) 매력적인 캐릭터들, 특히 주인공의 독특한 설정도 좋았고, 어떻게 전개되고 마무리 될 지 전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다 읽기 전에는 다른 독자 리뷰를 안 보는 편인데, 일단 평점이 좋은 것을 보니 결말도 괜찮을 것으로 기대한다. 문체 자체를 일부러 그런 것인지 문장 하나를 길게 끄는 특징이 있었는데 읽기에 거슬리지는 않았다. 부득이하게 무료 기간 동안 끝까지 못 읽었는데 (...) 나중에 꼭 구매해서 읽을 예정이다. 3월 11일에 읽다 만 책. 도서관에서 빌려서 9월 22일에 다 읽은 듯. 끝까지 긴장감 있게 잘 읽었다. 나름의 여운도 있고.. 영화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 읽으면서 배우들 얼굴이 많이 떠올랐다.
한식을 위한 변명 (황광해)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역시 친일파 척결이 우리 사회의 시급한 과제이다.. 라는 것.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사회적 병폐의 원인은 친일파를 단호히 처단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하는데 요리계(?), 음식문화에도 뿌리 깊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책에 나오는 내용 대부분이 나도 거의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이다. 구어체에 가까운 짧디 짧은 문체로 쉽게 읽히며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특히 보양식, 산나물, 궁중음식에 대한 내용은 생각지도 못한, 다소 충격적인 사실들.. 사찰음식에 대한 내용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마지막 장은 제대로 읽어 보지 못했다.. 대출 연장이 안 된 관계로. “궁중요리, 궁중음식은 없다”고 하면 뜨악하게 쳐다본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논리가 닿지 않는 엉뚱..
대도오 (좌백) 전체적으로 재미는 있다.. 재미는 있지만.. "신무협의 지평을 열었다"라기엔 아직 김용 무협이나 먼치킨 물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서 약간 실망했다. 무공은 낮지만 싸움을 잘한다. 무공에 낮은 데에 비해 공격적인 성격이 받쳐준다. 무공은 되는데 성격이 유약하다는 표현들은 꽤 그럴싸 하고 신선했다. 그래도 어쨌든 한두 번(?)의 기연에 의해 대도오나 흑풍조 전체의 실력이 늘어난다는 것. 그런데 그게 잘 표현조차 안 된다는 것도 실망..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희한하게) 재미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