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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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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룡팔부 (김용) 천룡팔부는 일단 내 취향에는 딱히 맞지 않는다. 기억과 이 블로그를 돌이켜 보면 난 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서서히 성장하는 무협을 좋아하는 건 확실한데, 이 소설 주인공 세 명은 처음부터 너무 강하거나 너무 급격하게 강해진다. 그래서 긴장감이 덜하다. 대신 역시 김용이기에...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느끼는 긴장감과 흡인력은 여전하지만... 번역 때문인지 취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 중화권에서 이 작품이 문학적으로 크게 인정받는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를 모르겠다. 사조삼부곡 외에 천룡팔부, 소오강호, 녹정기는 예전에도 한 번 씩밖에 안 읽어 봐서 구판과 신판의 구분은 딱히 모르겠다. 나도 검색을 해보고서야 알았다. 최후 결말에 누가 누구와 이루어지냐 외에는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는 것이 내 느낌.....
의천도룡기 (김용) 사조삼부작을 다시 읽고 나니 되살아나는 기억. 사조영웅전과 신조협려는 적어도 서너번은 읽었는데 의천도룡기는 한 번 아니면 두 번 읽다 말았던 것 같다. 중반 광명정 전투까지가 재미있고 이후로는 조금 지루한 감이 있다. 나름의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준 것이 그때가 절정이고 이후로는 그냥 최강자 + 우유부단 바람둥이. 구판에서는 프롤로그 부분의 곤륜삼성 "별건가"로 나오는데 신판은 원문 그대로 "하족도"로 나온다. 하족도 역시 뭔가 어감이 한국어스러운(...) 느낌이 있긴 한데, 중국어로도 말도 안 되는 소리 라는 의미가 있는 듯. 무당산에서 유대암과 은소소 대면 장면도 달라졌다. 기억 속에서는 은소소가 감추려했으나 유대암이 목소리를 듣고 알아차리는데 개정판에서는 은소소가 먼저 밝히고 사죄한다. 예전에 읽었을..
신조협려 (김용) 아직까지 나의 최애 무협. 가장 매력적인 주인공인 양과. 가장 아름답다고 묘사되는 소용녀. 사조영웅전과 마찬가지로 개정판이어서 조금씩 다른 부분이 많다. 번역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 기억이 흐려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일단 양과와 소용녀의 정이 싹 트는 과정이 추가되었다. 별다른 사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가 서술에 의해 두 주인공은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고묘 안에서 몇 년을 사는 동안 이미 깊은 사랑에 빠진 것이라는 설명이 추가되었다. 임조영이 옥녀심경을 만들 때의 마음도 더 자세하게 서술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절정곡에서 양과와 공손녹악이 지하에 떨어진 후 상황도 약간 변했다. 처음 떨어진 이후 누군가를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이 달라졌다. 금륜국사의 최후도 조금 바뀌었다. 곽양..
사조영웅전 (김용) 좌백 작품을 정주행하던 와중에, 계속 김용 작품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원래는 김용 작품도 출간 순서대로 정주행 해볼까 했는데, 일단 가장 유명하고 나도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들 먼저 다시 읽기로 했다. 내가 읽었던 것은 과거 고려원 "영웅문" 3부작이나 해적판 등이고 최근(?)에 작가가 직접 수정 보완한 개정판들도 나왔으므로 새롭게 읽기 좋겠다 싶었다. 여담으로 김용 정주행은 그동안 애용하던 리디를 버리고(?) 밀리의 서재를 구독해서 시작했다. 리디에서 모든 작품을 사려면 아무래도 금액이 부담되고... 읽는 속도로 봤을 때 한 달에 몇 권 이상 읽을 수 있으니 밀리에서 읽으면 이득이라는 판단이었다. 덕분에 리디페이퍼 3세대는 잠시 넣어두고 휴대폰으로만 읽다가 태블릿도 하나 들이게 되었다....
금전표 (좌백) 시작할 때부터, 아니 전편 마지막 부분부터 이미 주인공은 무적에 가까운 몸이었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부분에서 꽤 설득력 있는 설명을 보여준다. 강하다는 것,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은 마음가짐이라는 것. 결국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진정으로 강하다는 것. '자존감'이라는 단어로도 설명이 되는 것 같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주인공이 너무 강해져서 속편은 포기하셨다고 하던데... 독행표와 금전표 시리즈도 마음 속에 명작으로 남을 것 같다.
혈기린외전 (좌백) 이런 만화풍 표지들은 정말 적응 안 된다.. 어차피 이북이라 표지 볼 일은 거의 없긴 하지만.. 좌백 작품 중 지금까지는 개인적으로 최고로 꼽고 싶다. 분량은 적지만 황용과 조민을 넘어서는 매력의 여주인공도. 하지만 여전히 주인공의 성장이 뚝딱 이루어지는 부분은 좀...
독행표 (좌백) 극강의 잠재력을 지닌 잘 생기고 올곧은 어린 주인공이 기연을 만나 여러 상급 기공을 익히면서 성장하고 마지막엔 다 부숴버린다. 언제나처럼, 김용 소설의 주인공들에 비해서 그 성장의 과정이 너무 쉽고 간단하게 진행돼 버리는 점은 아쉽다. 그래도 정말 이야기를 재밌게 해주시는 좌백님.
금강불괴 (좌백) 작가 본인의 말씀대로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싶어한다는 점이 지금까지 읽은 5개의 작품에서는 잘 드러나고 있다. 주인공의 성격이나 외모나 이야기의 전개까지. 다른 리뷰에서 본 것 같은데 결국 금강불괴란 단순히 육체만 단단해지는 것이 아닌 마음까지 건강한 것이겠지. 튼튼한 몸에 한 가지 경공, 한 가지 장법만으로 독보적인 경지에 오른다는 점이 어찌보면 내가 생각했던 무공의 정점인 것 같기도 하다.
야광충 (좌백) 이정도는 되야 무협의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 있을 듯? 이라고 하기엔 이 소설도 이미 25년이 되었고, 나도 요즘 무협은 안 읽어보긴 했지만... 무공이나 인물에 대한 설정과 묘사가 새롭긴 하다. 그런데 초반에 은신술과 기민함 위주로 표현되던 주인공의 스타일이 갈수록 다 부숴버리겠다 수준이 되는 건... 그리고 생각보다(?) 너무 머리가 좋다. 사막 지역을 벗어나는 시점부터 나홀로 잘나신 분에서 갑자기 이상적인 팔방미인 리더가 되버린 듯. 그래도 전체적인 이야기가 재밌는 건 역시 좌백인가 보다. 주변인물들도 다들 매력있고. 여자분 한 분이 정말 매력적인데 너무 묻힌 것 같아 안타깝긴 하다.
생사박 (좌백) 좌백 작품 정주행 중.. 지금까지 봤던 무협지 중 가장 볼품없고 불쌍한 주인공. 좌백의 세계관에는 무공이 약해도 싸움을 잘한다는 컨셉이 언제든 들어있는 듯 하다. 생사박 다음으로 지금 보고 있는 야광충에서도 그렇고. 그런데 이게 묘하게 설득력 있다. 기세, 살기, 경험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싸움'의 결과. 그 와중에 '성장'에 대한 묘사가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전체적인 설정과 내용도 재미있고, 반대로 뜬금없는 등장인물이나 설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는 것도 오히려 마음에 든다. 나의 상상력으로 채울 부분.
대도오 (좌백) 전체적으로 재미는 있다.. 재미는 있지만.. "신무협의 지평을 열었다"라기엔 아직 김용 무협이나 먼치킨 물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서 약간 실망했다. 무공은 낮지만 싸움을 잘한다. 무공에 낮은 데에 비해 공격적인 성격이 받쳐준다. 무공은 되는데 성격이 유약하다는 표현들은 꽤 그럴싸 하고 신선했다. 그래도 어쨌든 한두 번(?)의 기연에 의해 대도오나 흑풍조 전체의 실력이 늘어난다는 것. 그런데 그게 잘 표현조차 안 된다는 것도 실망..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희한하게) 재미는 있다.
하급무사 (좌백) 원래 무협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한국 소설이 좋아서" 라는 책에서 추천글을 보고 결제했다. 생각해 보니 리디북스에서 무료가 아니라 돈 내고 결제한 책 중에서 처음 읽은 책이다. 종이책 표지는 나름 괜찮던데 이북은 왜 이런 만화풍을 만들었는지.. 무협지 치고는 굉장히 현실적이다. "흑도" 세력, 요즘 말로 하면 조폭에서 제일 아래 똘마니로 시작해서 계급이 조금씩(?) 성장하는데, 인물묘사, 상황설정이 정말 그럴 듯 하다. 다만 소설이 끝날 때까지 무공은 아직 기초도 못 배운다. 시리즈물로 중급-상급-특급무사까지 쓸 예정이라 하니 조직에서의 계급과 위상이 올라가며 무공도 강해질 모양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재밌지만 작가가 너무 말이 많은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너무 주절주절 서술이 길다. 마지막 결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