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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현준)


이상한 문체나 쓸데없는 사족 때문에 읽기 불편하고 거슬렸지만.. 몇몇 부분을 건너 뛰긴 했지만.. 비교적 쉽고 빠르게 읽었다. 건축이 재밌는 분야인 것은 확실하다.



유명인들은 익명성이 없기 때문에 점점 더 큰 집을 소유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 집만이 자신이 자유로울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중략) 대신 우리는 집은 작지만 대문 밖의 모든 공간에서 자유롭다. 유명인이 아닌 분들은 여러 도시를 소유한 부자인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미국 중산층 집의 크기는 두 배 가까이 커졌다고 한다. 50년간 사람의 몸이 커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족 구성원의 수는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집은 이렇게 계속 커져 갔을까? 가만히 살펴보면 커져 버린 집의 공간은 물건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눈만 뜨면 이 세상의 TV, 라디오, 신문 같은 모든 매체에서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해져야 더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물건을 사기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 그리고 또 그 많은 물건을 넣기 위해서 더 큰 집을 구해야 한다. 그리고 더 큰 집을 사기 위해서 더 많이 일해야 한다. 그야말로 인간의 삶과 자연을 수탈하는 악순환이다.



N차원의 존재는 N-1차원 이하의 존재만 완벽히 이해 가능하다. (중략) 우리는 기억력을 통해서 다른 시간대의 장면 속에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머리 속의 의식은 여러 시간대에 존재할 수 있는 4차원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외부인이 한 도시에 애착을 갖기 시작하는 시점은 그 도시의 도로망을 완전히 이해하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한다.



노자의 경우에는 그의 유명한 저서 『도덕경』 11장에서 “그릇이 쓰임을 가지는 것은 찰흙이 단단히 굳어 흙의 성질은 없어지고 그릇의 공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방이 방으로 쓰임이 있는 것은 창과 문이 있기 때문이다. 벽을 쌓고 창호를 뚫었기 때문에 방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 글의 내용을 살펴보면 물건의 유용한 기능은 비움에서 나온다는 것을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양의 공간은 비어 있다는 뜻의 ‘공(空)'과 사이라는 뜻의 ‘간(間)'이 합성된 단어이다. 공간이라는 단어는 ‘비움과 ‘관계’의 합성어로 만들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