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작은 슈퍼 우리 아파트 단지 상가에는 아주 작은 슈퍼가 하나 있었다. 다섯 평쯤 되었을까, 주로 퇴근 후 맥주를 사거나 애들 마실 우유를 사던 곳이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주택가 골목 어귀에 하나씩은 있던, 있을 건 있고 없을 건 없는 그런 흔한 동네 슈퍼였다. 출근이 조금 늦어진 8시쯤이면 무뚝뚝한 아저씨의 출근을 몇 번 마주쳤으니 아마 가게 오픈은 8시였을 것이다. 야근 후 지나갈 땐 이미 닫힌 경우도 있고 열려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아마 10시 아니면 11시쯤 퇴근하셨을 것이다. 추석이나 설날에도 거의 빠짐없이 자리를 지키셨으니 최소한 내가 여기에 이사 온 후 몇 년 동안 휴가도 없이 하루에 12시간 넘게 일하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가게가 자정 넘어까지 열려 있던 것은 아마 길 건너 마주 보이는 아파트 상가..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