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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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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산 무협 단편집 (진산) 다른 무협을 읽다 보면 꼭 한 번 씩 생각나는 작가. "대사형"이라는 소설 하나만 읽었을 뿐인데 20년 넘게 기억에 남아있는 작가. 진산 작가의 이미지는 특유의 감성... 무공이나 액션 묘사보다는 캐릭터와 그 감정 표현이 대단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광검유정, 1994년 작. 실질적인 데뷔작? 하이텔 무림동호회 공모전 대상작이라고 한다. 3시간 만에 쓰셨다고... 청산녹수, 1995년 작. 진산 작가를 검색하면 이 작품이 데뷔작이라고들 한다. 상금이 걸린 공모전이었기도 하고 이후 본격적으로 무협작가가 되었기 때문인 듯. 나름의 역사소설인데, 모티브는 정조 때 만들어진 무예도보통지의 한 구절이라고 한다. 백결검객, 1996년 작. 슬픈 사랑 이야기. 강호란 무엇인가에 대한 짧지만 깊은 고찰. 고기만두,..
벽혈검 (김용) 모든 면에서 서검은구록보다 더 어설픈 느낌. 그래도 사조삼부곡이나 후기 작품들을 위한(?) 습작같은 느낌이 나기는 한다. 김용 선생의 작품 느낌이 난다는 말. 주인공은 곽정 + 영호충 느낌. 고지식하기 짝이 없는데 또 임기응변도 있고 건방진 척 연기(...)를 하기도 한다. 여주인공은 황용 + 임영영 느낌. 질투심도 많고 안하무인... 그런데 남주의 우직함에 감화되어 가는... 이외에 여성 등장인물이 많은데 하나같이 주인공에게 연정을 품거나 호감을 가지고 조력자가 된다. 녹정기를 먼저 읽어서 연결되는 등장인물들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분량이 많지 않아 금방 읽었으나, 전체적인 전개도 어설프고 번역이 안 좋아서 힘들었다. 아마 1975년 개정판의 번역본인 듯.
칼에 취한 밤을 걷다 (유진성) “칼춤 추던 꼬마가 천하제일이 되는 이야기.” 역시 시크하고 도도하고 사악하지만 정도를 걷는 주인공. 어느 정도 작가의 스타일은 있지만 매번 새삼스럽게 재밌다. 전작과 미리 본 최신작 광마회귀처럼, 빙공 뇌공 화공에 이어 이번에는 독공 역시 판타지적인 상상력이 가미된 것 같다. 슬슬 광마회귀와 비슷한 분위기의 문체도 눈에 띄고, 광마회귀와 비슷한 주변인물과의 관계도 나온다. 요리사 한 명과 무공은 평범한(?) 수하 한 명. 초반에는 "연기자" 또는 공연자 출신이라는 점을 재미있게 잘 이용했는데, 이게 나중에는 꽤 중요한 설정이 된다. 제갈신보라는 설정이 신선하다. 단순히 구전적 소문이 아닌 전문적이고 문서화된 서열 정리... 거기에 인터뷰(시도)까지. 다만 이건 중요한 매개체까지는 아니고 거의 하나의 에..
검에 비친 달을 보다 (유진성) 워낙 평이 좋은 광마회귀를 먼저 읽어서 그런지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평범했다. 아무래도 데뷔작이라 그런지 버려지는 캐릭터들도 많고. 같은 회귀물이긴 한데 주인공의 입체적인 면도 덜하고... 그저 잘 생기고 올곧은 청년일 뿐.. 광마 이자하도 마지막까지 제대로 된(?) 적수 없이 거의 무패이긴 하지만 나름의 어려움과 심적 갈등 등 성장의 과정에 공감이 가는 편인데 이서휘는 딱히... 그래도 너무 빨리 강해지고 별로 시련도 없는 편인데 일어나는 사건들만으로 이정도 재미를 줄 수 있으면 괜찮은 편인 것도 같다. 그리고 광마회귀 때도 생각했지만 무공의 깨달음이나 성장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 갑자기, 싸우는 도중에라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동의하는 부분.
작별인사 (김영하) 이걸 읽을 당시에는 밀리 독점 공개였나 그랬다. 아무튼 큰 재미는 없었으나 약간의 감동은 있었던 기억이 난다. 휴머노이드에 대한 얘기와 그 인권(?)에 대한 담론이 결국 인간 자체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는 작품들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느낌. 그래도 철이와 선이의 관계와, 마지막 회동 쯤에서는 가슴이 아려지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의 인류는 온갖 것으로 고통받았고, 당장 고통받고 있지 않을 때에도 미래의 고통을 걱정하면서 또 고통을 겪었다. "인간은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관념을 만들고 거기 집착합니다. 그래서 인간들은 늘 불행한 것입니다. 그들은 자아라는 것을 가지고 있고, 그 자아는 늘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두려워할 뿐 유일한 실재인 현재는 그냥 흘려보내기 때문입니다." 배고프면 먹고,..
소오강호 (김용) 얼마전 신조협려가 최애 무협이라고 썼지만 어쩌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직 바뀐 건 아니지만 신조협려와 소오강호를 한두 번 더 읽으면 바뀔 수도... 일단 주인공 영호충이 예전에 읽었을 때보다 마음에 든다. 어릴 땐 옛 사랑이나 사부에게 집착(?)하는 모습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검을 들지 않으면 무공이 별로인 점, 딱히 성장이라기 보다는 독고구검 전수 한 번 받고 이후로 도긴개긴(?)인 점 등...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캐릭터인데 다시 읽고 나니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다. 여전히 양과를 좋아하지만 영호충도 비슷한 수준으로 마음 속에 자리 잡았다. 악영산과 악불군, 혹은 화산파에 미련을 두기는 하지만 소설 속 배경이 되는 시대 안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느껴지고, 임영영 역시 그가 악영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