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시 (쓰네카와 고타로)2018/08/16
진짜 재밌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가 횡재한 기분이라고 할까. 제12회 일본호러소설 대상 수상작이라는데 호러라기 보다는 판타지가 맞는 것 같다. 영화로 만든다면 선혈이 낭자한 장면은 있을 수 있지만 비명 소리가 나올만한 장면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한 번 쯤 상상해 보았을만한 그런 '세상'을 잘 표현했다. 익숙한 풍경에서 고개만 돌렸는데 갑자기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 낯선 곳에 혼자 있을 때 "공기의 질이 미묘하게 다른" 느낌. 그리고 그런 세상을 마음대로 드나드는 사람이나 '요괴'가 있을 것이라는 상상. 이것은 실제 세상에서 일어나는 미스테리한 사건들에 대한 대답이 될 수도 있겠다. 렌이나 유지는 작가만의 세상 속에서 영원히 갖혀있겠지만, 잊고 싶지 않다. 물론 작가의 이름도 기억해야겠다. ..
-
환상의 여인 (윌리엄 아이리시)2018/08/10
세계 3대 추리소설 중 하나라는 환상의 여인, 드디어 읽었다. 3대 추리소설이라는 리스트 자체의 공신력은 믿거나 말거나지만.. 어쨌든 유명한 소설이니만큼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도입부는 읽다 말고 읽다 말고 하다가 법원 장면부터는 도저히 끊어 읽을 수가 없었다. 범인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지만, 중반부터 약간 눈치를 채더라도 긴장감은 늦출 수 없었다. 게다가 예상을 하더라도 점점 어, 아닌가? 하는 함정에 빠지기도 하고.. 결말을 보고 나서 앞부분을 생각하면 과연 치밀하게 잘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된다. 거의 현대 추리/서스펜스/스릴러 들의 반전은 이 책을 참고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히 범인의 포지션.) 본 책의 번역은 약간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띄는 것은 맞는데 이상하게 편..
-
북유럽신화 (닐 게이먼)2018/08/09
이 책은 아마 토르와 어벤저스 때문에 히트친 게 아닐까 생각했고 큰 기대는 안 했는데, 기대하지 않은 것에 비하면 쏠쏠하게 재밌었다. 마블 영화 시리즈는 아이언맨 몇 개 빼고는 안 봤지만 토르, 로키, 오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와우를 했던 경험도 있어서 친숙한 이름이 꽤 된다. 에피소드 하나의 분량이 적당해서 시간날 때마다 한 편 씩 읽기 딱 좋았다. 신화나 전설을 읽어보면 우리가 이렇게 살게된 이유, 또는 어떤 사물이 그렇게 생긴 이유 등을 설명하는 에피소드가 많은 것 같다. 이 책에도 연어의 꼬리 부분이 몸통보다 가늘어진 이유라던가, 어떤 사람들은 시와 노래 등 문학적 재능이 뛰어나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은 이유 등 재밌는 이야기가 몇 개 있다. 그리고 신들의 마지막 대전투라는 “라그나로..
-
동생의 비밀 (신혜선)2018/07/31
출판사: arteNOIR (북이십일)발행: 2018년 06월 22일ISBN: 9788950975432 미스터리 전문 커뮤니티 하우미스터리에서 이벤트로 받은 책! 공짜라서(...) 기분도 엄청 좋았고, 이렇게 따끈따끈한 새 책을 읽는 것도 정말 오랜만인 듯 하다. 이번에 확실히 느낀 건, 지금까지 리디페이퍼를 정말 잘 쓰고 있긴 했지만 독서 집중도는 역시 종이책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동생의 비밀” 자체가 잘 읽히는 책이었던 영향도 있겠지만, 역시 일정한 시간동안 몰입해서 읽기에는 적당한 크기의 페이퍼백이 좋은 것 같다. 반대로 전자책은 항상 일정한 퀄리티의 편집 상태(글씨체, 줄간격 등)를 스스로 제어할 수 있고 수십 수백권의 책을 가볍게 휴대할 수 있다는 점. 책 전체적으로 보면 흥미진진한 페이지 터..
-
언틸유아마인 (사만다 헤이즈)2018/07/30
괜찮은 반전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읽어보기는 귀찮지만 (...) 복선도 꽤 있었던 것 같고. 적절한 맥거핀도 있어서 재밌다. (그러고 보니 그 맥거핀이 맥거핀이 아닌 복선이었나?) 범인 빼고 모두가 해피 엔딩이지만 아마도 요즘 우리나라에서 민감한 문제때문에 욕을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그 주인공의 마지막 용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검색해 보니 작가가 이 분을 주인공으로 하여 시리즈를 쓰고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는 또 어떻게 전개될 지는 모를 일이니. 첨언하자면 주인공들의 선택은 그 인물의 선택일 뿐이지 모든 여성의 선택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작가도 여성이다. 인상깊었던 점은 작가의 디테일한 서술이다. A라는 주제에 대해서 두 사람이 대화하는 와중에 한 사람이 하고 있는 다른 ..
-
테메레르 1권 (나오미 노빅)2018/07/27
용이 전쟁에 참여한다는 상상을 했을 때, 나같으면 주인공 한 명이 탑승한 용들이 각자의 능력을 뽐내며(?) 싸우는 것만을 생각했을 것 같다. 의외로 그 용들을 비행기처럼 활용해서 다양한 승무원들을 태우고 전투한다는 설정이 재밌었다. 캐릭터들도 매력있고, 용들도 매력있고.. 하지만 용들이 지나치게 다양한 품종인 것은 아닌지? 롱윙을 제외하고는 이름에 따른 외모 매칭이 쉽지 않고 잘 외워지지도 않고 진행상 크게 필요한 것 같지도 않다.읽으면서 쟤는 배신하겠구나, 쟤는 죽겠구나 미리 알게된 것을 보니 나도 이제 엥간한 '플래그'는 익숙해진 모양이다.크게 보면 용을 얻고 훈련하고 전투하는 단순한 얘기로 끝난 1권이었고 명성에 대한 기대만큼 흡입력이 있지는 않았다. 꼬박 일주일이 걸려 읽었으니.. 검색해보니 대략..
-
제프티는 다섯 살 (할란 엘리슨)2018/07/22
요즘 번역서를 읽다 보면 이게 번역이 이상한 건지, 원래 작가의 문장이 난해한 건지 모르겠을 때가 많다. 단편집인데도 불구하고 각 작품의 도입부를 대여섯 번은 읽어봐야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은 이유로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린 편이다. 다 읽고 내린 결론은 할란 엘리슨 원작자의 설정과 파격적인 구성 때문에 어려웠던 듯? 워낙 특이한 얘기들을 하다보니 도입부를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단편이라 검색해 보면 영문 원본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편이니 비교해 봐도 좋을 듯.이번에 처음 접한 작가이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설정과 이야기들인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미국에서는 워낙 유명해서 이후 영향을 받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고, 그래서 그 작품들을 내가 접한 것이리라. 실제로 유명한 영화들(터미네이터 등)에 표..
-
하급무사 (좌백)2018/07/14
원래 무협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한국 소설이 좋아서" 라는 책에서 추천글을 보고 결제했다. 생각해 보니 리디북스에서 무료가 아니라 돈 내고 결제한 책 중에서 처음 읽은 책이다. 종이책 표지는 나름 괜찮던데 이북은 왜 이런 만화풍을 만들었는지.. 무협지 치고는 굉장히 현실적이다. "흑도" 세력, 요즘 말로 하면 조폭에서 제일 아래 똘마니로 시작해서 계급이 조금씩(?) 성장하는데, 인물묘사, 상황설정이 정말 그럴 듯 하다. 다만 소설이 끝날 때까지 무공은 아직 기초도 못 배운다. 시리즈물로 중급-상급-특급무사까지 쓸 예정이라 하니 조직에서의 계급과 위상이 올라가며 무공도 강해질 모양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재밌지만 작가가 너무 말이 많은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너무 주절주절 서술이 길다. 마지막 결전 ..